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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제어 업계 선배님의 업무 경험 (PLC) 본문
자동제어 업계 선배님의 업무 경험 (PLC)
현직 선배님의 글입니다. 현장 업무를 아는데에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전기계열 중 자동제어 분야에서 근 10년 넘게 일한 사람으로써 자동제어가 어떻다 서술해볼까 합니다.
진로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고 주관적인 글이니 차이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저는 대학교 2학년때 취업으로 2007년 기준 격주 주6일 한달에 5번 토요일 중 2번의 토요일 근무하는 회사로 입사했습니다. 그때만해도 소기업은 주5일이 아니었ㅅ습니다.
기본월급은 세후 130만원정도였고 1년 다니고 145만원으로 늘었네요. (출장을 제외한 비용)
근데 야근과 출장이 엄청나게 많아서 월 190~220씩 받았습니다. 그땐 세상물정을 몰라서 그냥 주는대로 받고 계산도 안해봤어요. 야근비나 출장비가 어떻게 상정되는지도 잘모르고 그냥 기술배우는 마음으로 재미없고 너무 힘들었는대로 그냥 했습니다. 그때가 23~24살이었네요.
하루에 2~3시간만 자고 일할 때도 있었고 번아웃도 오고 한 달에 하루이틀 겨우 쉬기도 했습니다.
그 생활을 2~4달 하고 1달 정도는 거의 내근 위주로 판넬배선하고 테스트하고 오후 11시에 퇴근했습니다.
보통 토요일만 제시간에 퇴근하고 가끔 컨디션 안 좋아서 9시나 10시에 퇴근하면 죄인취급받기도 했네요..
또 2~4달 잠도 못자고 어디 지방에 숙소잡고 배선 시운전 오배선 수정 현장 셋업 했습니다.
이때는 PLC 보면서 i/o 테스트 하고 그냥 어드레스 틀린거 수정하는 프로그래밍이라고 할 수없는 수준의 일을 했네요.
그냥 그저 그런 배선작업자로서 시퀀스에 익숙해지고 판넬안에 들어가는 전기기기들의 역할을 익히는 단계였어요
( 이 센서는 뭐고 이 주황색 박스는 바코드리더기고, 이 회색 박스는 서보앰프고 등등)
거의 1년 가까이 일하면서 틈틈히 프로그램도 짜보고 미쯔비시 메뉴얼에 나오는 명령어들의 예제도 직접짜서 명령어를 돌려보고 했습니다. 저를 아껴주시던 부장님이 숙제를 내주시면 어떻게서든 시간을 내서 풀어보고 숙제검사 맡고 당연히 틀리고 다시하고 어드바이스 받고 대충 3개월 하니까 보조로 제가 터피를 짜고 부장님이 PLC를 하는 일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PLC 프로그래밍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는 제가 PLC 하는 걸 썩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배선작업자로서 이제 능숙해졌고 PLC로는 초보니깐 배선작업자로서 역할을 강요했습니다. 그래서 그만 뒀습니다.
그러고 나서 2년은 취미생활 하며 딴일을 했네요..
그러다가 다시 자동제어로 돌아왔습니다. 2년경력에 2년공백이 상황이었네요
연봉 3천만원 정도 준다는 회사에 2013년쯤 입사했습니다.
여기도 출장직이지만 위에 다니던 첫 회사보다는 훨씬 좋은 조건이었어요
나름 경력직이었고 부서 분위기가 좋아서 모르느게 있으면 다 알려주고 같이 잘 협업하는 선임들이 많은 곳 이었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고맙네요.
근로계약서상으로 연봉 3천이지만 야근비나 출장비가 첫직장에 비해 훨씬 쎄서 오래다니면 연봉이 팍팍올랐어요
이때부터 본격적인 PLC 프로그래머가 되었습니다.
(업무)
PLC 프로그래머의 업무를 설명하자면 단순히 프로그램만 하는게 아닙니다.
1. 컨셉 회의.
설계자들과 구현해야 할 설비의 대략적인 컨셉 회의를 합니다,
(부서장이나 최소 과장급들이 합니다, 쉬운건 대리급도 가능한데 이정도 난이도는 회의를 안합니다.)
2. 제품 선정.
예를들어 서보는 뭘 쓰고 용량을 얼마나 필요하고 센서부터 갖가지 전기 자재들을 선정합니다.
(서보모터는 설계자들이 선정 혹은 필요한 토크 관선 모먼트 알려주면 그거 보다 좋은 모터 선정 혹은 판매처에서 정해줌. 사람마다, 프로젝트마다 차이가 있음,)
3. 제품 선정과 동시에 회로 설계 하면서 필요한 물품 bom 작성 전기 도면 cad로 그립니다. 배선할 수 있도록
4. 전기도면 cad로 그림과 동시에 프로그램 터치 및 PLC.
프로그램으로 하는게 편한게 있고 시퀀스로 하는게 편한게 있습니다.
나머지는 회사마다 프로젝트마다 다 다릅니다. 배선작업은 외주로 돌릴 때도 있고 직접할 때도 있습니다.
설치시 운전을 제가 갈때도 있고 샵테스타만으로 끝낼때도 있습니다.
선정 후 견적 / 회로구성 / 프로그램/ 배선 다 할 줄 알아야 ㅎ바니다.
이때부터는 연봉이 뜁니다.
얼추 다 할 수 있게 되면 연봉 4천정도 되는 거 같아요. 꼭 잘하지 않더라도 할 수만 있으면 연봉이 뛰는단계입니다.
해외출장도 많이 갑니다. 국내는 두말할것도 없고요
1년에 50~80군데 영세업체부터 대기업 출장다니고 당일 출장도 많고 길면 2주도 갑니다
첫직장을 다닐 대보다는 집에 갈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늘었고 업무강도도 약해지고 대충 경력 3년 반 정도 지나니 이정도 까지 왔습니다. 취미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러다가
나이먹어서도 계속 출장 다니면서 일할 수 있을까? 난생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매 프로젝트마다 같이 일해야 하고
어쨌든 을의 입장에서 갑이 원하는 걸 해주어야 하는 구조를 내가 지금 어리니까 하고는 있는데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이걸 참고 일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동제어 일과는 상관없이 사람 상대하는 일에 염증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자동제어 공장에 생산기술이나 설비유지보수 쪽으로 가서 고정된 곳에서 일하자 라는데까지 생각이 들었지만 알아보니 지금 받는 연봉보다 짜더군요. 그래서 지금 받는 돈을 유지하면서 출장직을 안하는 일이 뭘까 알아보다가 대학교때 전기기사를 따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전기기사 취득 후 에 회사를 알아보다가 프리랜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징과 전전직장에서 제가 셋업했던 장비의 a/s와 개조 일이 들어오고 1년 정도 프리랜서 길을 했는데
아직 제가 스스로 부족한게 있고 이게 한 번 잘못 삐끗하면 회사생활보다 못하더라고요 만약에 돈이 필요하면 계속 했을텐데 처자식도 없는데 모든책일을 짊어지고 질하는게 저는 심적으로 힘들더라고요.
그냥 회사 들어가서 일하는게 낫겠구나 싶던 와중에 중소기업 연구소에서 연락이 옵니다.
중소기업 연구소는 기계회사인데 국가 과제나 국책연구등을 입찰 받아서 진행하는 최초로 엔지니어링이 아닌 쪽의 연구원으로 들어가게 되서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습니다.
주5일에 야근 하루도 안하고 정말 바쁠때만 가끔 하루이틀 8시간반정도까지 할까말까 합니다. 그런데 근 몇년간 주말출근 하루도 한적없는데 연봉을 출장직일때보다 더 많이 받습니다.
물론 일의 난이도는 엄청 올라가긴 했어요. 없는걸 만들어야 하고 전량 수입인 어떠한 부품을 국산화 하는 일이 주업무라 테스트에다가 레포트 쓰고 제출하고 고생은 하지만 삶의 만족도는 많이 올라갔습니다.
하는일은 같은데 이게 또 이렇게 되니 신기하더라구요.
연구소 업무 특성상 이번 프로젝트가 실패하게 되면 그간 받은 연구비를 뱉어낼수도 있어서(거의 그렇지 않지만)
그런 위험성 때문에 무경력자 및 실력 없는 사람을 시켜보는건 불가능한 분야인것 같습니다.
배선작업자 -> PLC프로그램 -> 연구원 루트를 탔네요
본인이 이쪽일을 할거라면 성실하게 한다는 조건하에 초반 3년~4년 정도만 버티면
나름 할만한 업종이라고 생각해요 초기 1~2년이 고비입니다. 최저시급도 안되는 돈 받으며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고
기술 배우는 것도 좀 어렵고,, 사수를 잘 만나야 합니다.
자동화 설비 특성만 잘 파악하면 어디서 뭘하는 1인분을 할 수 있는 기술 그 자체를 습득하면 밥은 먹고 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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