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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입문에 관한 조언(플랜트, 하우징, 반도체)

전기나무 2023. 4. 12. 19:40

건설현장 입문에 관한 조언(플랜트, 하우징, 반도체)

건설현장 입문에 관한 조언(플랜트, 하우징, 반도체)


 

저는 대학도 인문대 나오고 아예 전기계통은 알지도 못하고 기계치에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크게 돈벌 욕심에 무리한 투자를 하다가 망하고 빚만 남아서 어떻게 건설현장에 발을 디디게 되었습니다. 

그냥 마음자세를 나는 더 내려갈 데가 없고 무조건 인사잘하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고 열심히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첫날부터 자재, 공구, 처음보는 거에 공구는 드라이버, 자재는 볼트만 알고 있어서 처음 접한 모든 자재와 공구는 무조건 외우고 수첩에 그림 그리면서 계속 봤습니다. 

사수형과 팀장, 다른팀 팀장, 저보다 먼저 온 사람들에게 맨날 물어보고 안가르쳐주려고 하면 저녁에 술한잔 10만원어치 사면 다음부터 가르쳐주고, 아침엔 눈뜨고 혼자 있을때는 눈물도 흘리면서 사람들 앞에선 화이팅 외치고..

그렇게 이주일 정도 지나니까 그 현장에 있는 자재, 공구는 다 외웠고 공구사용법도 거의 다 터득하고 모르는 건 또 물어보고... 

첫 현장이 플랜트여서 오전 오후 휴식시간, 점심먹고 남은 시간에 남들 쉴 때 저는 스틸배관, 트레이, 아크용접연습을 혼자서 계속 했습니다. 아크 용접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시간이 더 오래걸렸고요. 그렇게 두달을 하니까 3~4년 경력자인데 노력하지 않는 사람을 제 조공으로 팀장이 붙였습니다. (저는 두달된 조공일 뿐인데..)

10여년 전에 제 일당이 8만원 이었고 그 경력자가 10만원이었는데 일은 제가 다 치고, 자재, 공구준비까지도 제가 하고 

그때 팀장이 지인이어서 더 열심히 한번도 무단결근 안하면서 일했는데 1년 밑에 있으면서 그만두기 전달에 1만원 올려주더군요..

그래서 사람 구할 시간 한달 주고 그만뒀습니다. 

 

 

같은 현장에서 알게 된 형님의 소개로 다른 현장에 갔는데 팀장이 저보다 스틸배관, 트레이, 아크용접을 못했습니다. 

처음 9만원에 갔다가 다음달 10만원 그다음달 11만원 다다음달 12만원으로 계속 올라갔고  그 현장이 끝나고 전공단가로만 움직이게 되었구요. 일 시작하고 1년 4개월 걸렸습니다. 

그대는 제가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누가 옆에서 군더더기 제외한 포인트만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6개월도 가능했겠다고 생각이 됩니다. 

단 강재쪽 스틸배관, 트레이 전공기준입니다.

 

 

저도 그 뒤에 하우징 갈일이 있었는데 전등입선, 결선은 해본적도 없는데 도면보고 하라고 해서 일주일동안 밤새  인터넷 뒤지고 매일 도면 붙잡고 현장에 경력 오래된 전공형님 술사먹이고 다시 배웠거든요.

그래서 전 제 밑에 있거나 하려는 자세 되어 있는 사람한테는 제 경험담 예기해주면서 수공구잡는 자세부터 사용법, 자질, 스틸배관, 트레이 등등 다 가르쳐주면서 남들 쉬는 시간에 연습하면 반도체현장은 3개월, 플랜트현장은 6개월이면 전공단가 받을 수 있다고 얘기를 해줍니다..

그런데 20대에서 30대 초반 친구들은 그정도의 노력은 안하면서 단가는 고단가 받으려고 하더라고요.

나이가 젊고 힘 좋고 패기 넘치실 때 빨리 크고 싶다면 제 말대로 한 번 해보시길 권해봅니다.

저는 30대 중반 넘어서 이걸 시작해서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제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던 이유는 무조건 기술 올려서 단가 높이는게 목적이었고요.

두번째는 성격상 할말 하고 싫은 소리 안들으려고 하다보니 기술 키워야겠다는 원동력이 되더군요.

그런 성격이라서 제 일은 확실히 하고 할말 다하고 지내다 보니 이제는 낙하산으로 며번 괜찮은 회사 넣어주겠다는 제의도 

다 거절하고 자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돈도 적게 버는 것도 아니고 지금은 일 처음 배우고 연습하던 때의 노동강도에 비하면 20%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현장일이 본인에게 맞다면 한 번 노력해보시면 단가올리는 건 문제도 아닙니다. 

 

 

그리고 반도체 쪽만 다니면 다른 곳에서 인정 못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기술자가 되어서 반도체만 계속 다닐 수 있는 인맥이 있다면 팀장도 하면서 돈도 많이 벌 수 있으면 아무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반도체 일이 끊겨서 플랜트(석유화학공단, 발전소)나 하우징(아파트, 학교, 병원, 빌딩, 관공서 등) 가게 되면 

전공단가 받는 분들은 단가를 낮추거나 자존심 굽히지 않으면 다시 배워야 해서 그런 얘기들이 나옵니다.

저는 플랜트 > 하우징 > 반도체 순으로 겪어봐서 느낀 바로는 

플랜트는 아크용접, 스틸배관 못하면 아무도 인정 안해주고요. 

하우징은 입선, 결선(전등, 전열, 분전함) 못하면 인정 안하고요. 

반도체는 인맥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